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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문화, 나눔, 주거 등 시니어를 위한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나를 돌보는 마음챙김 그림책 여행

2025-08-14

나를 돌보는 마음챙김 그림책 여행
 
얼마 전 모임에서 지인 한 분이 자신이 그린 인물 스케치를 보여 주었어요. 연예인 초상화 네 점이었는데, 단번에 누구인지 알 수 있을 만큼 닮아 있었지요.
그분은 오랫동안 생업과 집안일에 전념하느라 취미를 가질 여유가 없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딸이 가게에 매여 있는 어머니를 위해 컬러링북을 선물했습니다. 색을 칠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뿌듯함이 밀려왔다고 해요. 그때부터 ‘언젠가 그림을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싹텄고, 가게를 정리한 뒤에는 어반스케치와 인물 스케치 강좌에 등록했지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한 권의 그림책이 떠올랐습니다.
주인공이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해 새로운 기쁨을 발견하는 이야기, 웬디 커셀만이 쓰고 바바라 쿠니가 그린 그림책 ‘엠마’입니다.

 
1
- 엠마 책 표지 / 사진 = 이혜영 객원기자
 
잠시 멈춰,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 지금 내 몸과 마음을 살펴볼까요?
 
지금 이 순간,
내 몸은 어떤 상태인지 느껴 봅니다.
몸이 앞으로 쏠려 있진 않은가요?
발바닥에서는 어떤 감각이 전해지나요?
어깨에 불필요한 긴장이 올라와 있진 않은가요?
 
눈을 부드럽게 감고,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쉽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마음이 천천히… 지금 여기에 머무는 게 느껴지시나요?
이제, 호기심을 품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그림으로 피어난 두 번째 인생
 
엠마 할머니는 일흔두 살이에요. 아들딸 네 명, 손자 일곱, 증손자 열네 명이나 되는 큰 가족이 있지만, 대부분의 날은 조용히 혼자 지냈어요. 곁에는 주황색 고양이 호박씨가 늘 함께였지요.
 
할머니는 나무 타기를 좋아하고, 소박한 것들을 사랑했어요. 그리고 마음 한켠에는 늘 산 너머 고향 마을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지요. 일흔두 번째 생일날, 가족들이 ‘산 너머 작은 마을’ 그림을 선물했을 때, 할머니는 웃으며 “참 멋지네”라고 했지만 속마음은 달랐습니다. 그림 속 마을이 자신이 기억하는 고향과는 달랐거든요.
 
그날 이후, 마음속 향수는 더 짙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물감과 붓, 이젤을 사 와 오랫동안 마음에만 그렸던 고향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곁에서 호박씨가 조용히 앉아 지켜보는 가운데, 오래 간직했던 추억을 하나하나 색으로 풀어냈지요.
 
그림이 완성되자, 할머니는 선물 받은 그림을 내려놓고 자신의 그림을 벽에 걸었어요. 그 순간, 오래 잊었던 ‘나답게 사는 기쁨’이 미소와 함께 피어났습니다.
 
가족이 올 때면 선물 받은 그림을 걸어두었지만, 어느 날 깜빡 잊고 바꾸지 않은 그림을 증손주가 발견했어요.
“저 그림, 우리가 준 거 아니잖아요?”
잠시 머뭇거리던 할머니가 조용히 말했어요. “내가…… 내가 그렸어.”
가족들은 놀라며 외쳤지요. “멋져요! 계속 그려 보세요.”
 
그날 이후, 할머니는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렸어요. 눈 내린 현관 앞, 꽃이 핀 사과나무, 햇볕을 쬐며 발끝을 오므린 호박씨… 마음속에 숨겨둔 장면들이 하나씩 캔버스 위에 나타났습니다.
 
할머니네 벽과 벽장, 부엌 찬장까지 그림으로 가득 찼고, 사람들은 그것을 보러 찾아왔지요. 이제 할머니는 외롭지 않아요. 좋아하는 것을 시도하는 용기,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기쁨이 늘 곁에 있으니까요.
 
지금 여기, 나의 감각으로 돌아오기
 
이제 이야기에서 천천히 빠져나와, 다시 나의 몸과 마음을 느껴 봅니다.
 
지금 내 몸의 감각은 어떤가요?
호흡은 어떻게 흐르고 있나요?
마음엔 어떤 감정이 남아 있나요?
 
나를 위한 질문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그 장면이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엠마 할머니처럼, 나도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아직 시도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오늘 당장 작은 시작을 한다면, 무엇부터 해볼 수 있을까요?
나이와 상관없이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오늘, 한 걸음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마음이 움직이는 지금이 바로, 가장 좋은 때입니다.
작은 선 하나, 짧은 글 한 줄,
흥얼거린 멜로디 한 소절도
내 안에 살아 있는 욕구를 표현하는 훌륭한 시작이지요.
오늘이 바로 그날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묻어둔 ‘나의 색깔’을
꺼내어 한 번 그려 보지 않으시겠어요?

 
글, 사진 - 이혜영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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