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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스토리

MIRAE Story

시니어를 위한 가치 있는 이야기

일생에 한번은 꼭 가 봐야할 히말라야 여행

2024-03-12

일생에 한번은 꼭 가 봐야할 히말라야 여행
 
세계 각지를 부지런히 다녀 봤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곳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히말라야다. 다른 곳은 비행기만 타면 또 가볼 수도 있지만, 히말라야는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두 번을 기약하기 힘들다. 걷고 걷고 또 걷고 8박 9일 동안 100km를 걸어야 한다. 평지가 아니다. 끝없이 대부분 오르막이다. 그러니 2019년 68세에 다녀온 히말라야 트레킹이 내 일생에서 마지막 히말라야 여행이었다.
 
히말라야 1
*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을 오르고 싶다는 열망, 히말라야로 이끌다
 
해외여행이라면 갈 곳이 참 많다. 사진으로만 보던 유명 관광지는 여행 초보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멋진 고건축물, 특별한 식사, 이국적인 분위기의 가슴 설레는 여행을 누가 싫어하겠나. 그러니 히말라야는 해외여행 리스트에 오르기 어렵다.

히말라야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이다. 주변에 가 본 사람도 많지 않고 시니어들은 더욱 그렇다. 매섭게 춥고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고산병의 공포도 있다.
 
그러나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만하다. 물론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에베레스트 정상은 전문 장비가 있어야 하고 전문 훈련을 받아야 하며 위험도도 높으니 일반인이 도전하기는 힘들다.
 
다만,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정도는 일반인들도 다녀올 수 있다. 히말라야의 매력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으면서 일반인이 도전해 볼 만한 곳. 매력적이다. 그저 높은 곳이라는 매력 외에도 만년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산 아래 초록의 숲과 대비되는 하얀 만년설은 그 자체가 그림 엽서다. 히말라야에는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만년설과 해발 8000m가 넘는 고봉이 14개나 있다. 그곳을 기어코 목숨 걸고 올라가는 등반가도 많다. 
 
히말라야 2
* 히말라야, 영화와는 달랐다
 
히말라야에 간다고 특별히 더 장만한 것은 없었다. 국내에서 산에 갈 때 신고 다니던 등산화(눈이 녹아 물이 들어오면 동상 걸린다고 양말 두 켤레 사이에 비닐로 무장), 겨울철이라 늘 입고 다니던 오리털 패딩과 재킷 차림으로 갔다. 심지어 백팩도 포터에게 맡길 큰 가방을 못 구해 늘 메고 다니던 것을 하나 더 가지고 갔을 뿐이다. 슬리핑백과 스틱은 현지에서 빌려 썼다. 추운 날씨는 매일 밤 뜨거운 물을 사서 담은 플라스틱 병, 발 사이에 끼고 잔 핫팩으로 버텼다.
 
히말라야에 간다고 하면 영화에서 보는 정상 도전 등반을 연상한다. 그러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는 걷는 트레킹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갔다 올 수 있다.
 
8박 9일 동안 매일 8시간을 걷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체력적으로 큰 문제 없이 완주했다. 일행 중 고산병을 호소하는 사람은 있었으나 그리 심하지 않았고 견기기 힘들면 하산하면 된다.
 
영화에는 히말라야의 날씨를 눈보라, 눈사태, 크레바스 등 열악하게 묘사하지만, 실제 가보니 3,000m까지는 위도 상 우리나라 가을 날씨 정도로 온화하다. 4,130m로 올라가는 마지막 이틀 정도가 눈밭이어서 배낭의 생수가 빙수가 될 정도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긴 했지만, 견딜 만했다.
 
300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15일 여정을 다녀왔다. 15일 여정 중에 8박 9일은 히말라야 산행이고 나머지는 네팔 시내 관광 일정이었다.
 
히말라야 3
* 히말라야 정복... 시니어 가슴에 도전 의욕을 불태워주다
 
8박 9일 트레킹으로 100km를 걸었다. 걷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원시적이면서 다소 힘들어 땀을 흘리기 때문에 개운했다. 아침 먹고 걷고, 점심 먹고 걸으면 저녁에 숙소에 도착해서 또 먹고 잔다. 단순한 일이다. 
 
히말라야의 속살을 감상하며 대자연 속을 걸었다. 힘이 들다 보니 우리나라에서의 일은 모두 잊고 걷는 데에만 열중하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3,000m 까지는 돌계단을 오르며 키 작은 초목이라도 감상하며 걷지만, 그 이상부터는 초목도 없는 대자연을 그대로 보며 걷는다. 이때부터 평지보다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고산지대에 들어서면 신비로운 산의 정기를 받는 듯하다. 4,000m에 오르면 지구가 태어났을 당시나 지구가 멸망하고 혼자 살아남은 듯한 고요함과 신비한 대자연 속에 나만 남은 것 같은 경이로운 기분이 든다. 그 묘한 분위기에 이유 없이 통곡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복받치는 감정을 더 이상 다스릴 수 없었다고 했다.
 
고생 끝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면 “You Achieved it!"이라는 환영 간판이 기다리고 있다. 달성했다는 뜻이다. 해냈다는 자부심과 뜨거운 감상이 뒤섞여 기분이 벅차올랐다. 시니어들에게는 더 이상 해당되지 않을 것 같았던 도전 의욕을 충족시켜준 듯 했다.
 
안나푸르나가 바로 보이는 베이스캠프에 서있으니 마치 정상 턱 밑에 온 것 같고 기분으로는 정상까지 올라갈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었다. 고 박영석 대장 등 정상 정복을 꿈꾸며 도전 정신을 불태웠던 우리 산악인들의 추모비가 있어 숙연해졌다.
 
‘히말라야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히말라야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버킷리스트에 ‘여행’을 기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늦기 전에 히말라야에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내게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를 묻는다면 머뭇거릴 것도 없이 바로 "히말라야!!!"라고 말할 것이다.
 
돈 아끼느라고 그랬지만, 입에 안 맞는 현지 음식, 선택의 여지도 없는 허름한 롯지에서의 숙박의 불편함, 고산병 때문에 며칠씩 씻지 못하는 고통, 혹한으로 손끝이 마비되는 고난, 천근만근 다리 근력을 필요로 하는 트레킹의 고단함쯤은 값진 추억으로 남는다.
 
히말라야에 가본 사람과 안 가본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다. 여행의 재미는 누구랑 가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단체 패키지로 갔지만, 한국 남자 대학생 둘이 평생 우정을 다져보자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온 것을 보고 참 똑똑한 선택이라 여겼다. 힘들어야 더 추억에 남는다. 그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우정을 다져 나갈 것이다.
 
죽을 때 재산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지만, 가슴속에 담아둔 추억들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고 들었다. 나는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기억해내며 흐뭇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다.
 
강신영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객원기자

약력 : 칼럼니스트(영화, 댄스, 여행, 시니어 라이프). 한국문인협회/송파 문인협회 회원. 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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